이유갑 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이유갑 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최근 들어서 교육현장에서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에 비하여 수학이 약하다는 지금까지의 통념이 여지없이 깨지고 있는데, 2015년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읽기, 수학, 과학의 전 영역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을 앞질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성별 학력 격차가 세계에서 제일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핀란드 교육계에서는 "그동안 학교가 남학생들을 잊고 있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핀란드만이 아니라 여학생들에 비하여 갈수록 뒤처지는 남학생들의 성적은 세계 많은 나라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에게는 아직도 유리천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이 직장에서 승진하는 데 장애가 되어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요약된다. 학교현장에서의 여고남저 현상과는 달리 우리 사회에는 왜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직장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과 경력 단절의 핸디 캡, 양성평등과는 거리가 있는 남성 위주의 사회적인 관행과 구조 등을 우선적으로 지적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 외에 여성들의 심리적인 특성에서 원인을 찾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다. 

 얼마 전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여성들이여, 승진하려면 직장에선 쌈닭이 되라는 이색적인 주장을 하면서 여성은 남성보다 덜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에 승진에서 손해를 본다'는 득특한 견해를 소개하였다. 런던 정경대학의 캐서린 해킴(Cathlyn Hackim) 연구팀은 직장에 대한 남성의 '집착도'는 여성의 3배에 달하는 반면에 여성들은 직장에 전적으로 얽매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대학의 우리 그니지(Uri Gneezy)팀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경쟁에 임하는 심리적인자세가 다르다고 한다. 이와 함께 저널 오브 이코노미스트(Journal of Economist)에 실린 논문의 결과는 자못 흥미롭다. 먼저, 특정 업무를 완수하면 무조건 한 건 당 50센트를 줄 경우에는 남녀 간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 업무를 여러 명에게 맡긴 뒤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린 한 사람에게만 3달러를 주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50% 더 높은 실적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9,10세 남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여자 아이는 홀로 뛸 때나 경쟁자와 함께 뛸 때나 속도에서 별 차이가 없었는데 비해서 남자 아이들은 경쟁자와 함께 뛸 때에 속도가 빨라진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한편으로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의 조사에서는 여성은 임금과 승진 등의 문제에서 자신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였을 때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는 편이지만, 남성은 적극적인 항의와 교섭을 통하여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여성들의 심리적인 특성과 마음의 자세도 달라지고 있지만, 두꺼운 유리천장을 깨기 위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지혜로운 쌈닭이 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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