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필코 서바이벌!

기필코 서바이벌!

 

 

[사서의 책꽂이] 아홉번째 도서 / 기필코 서바이벌!

 박하령 지음 / 살림Friends / 184p / 1만 1천원

 

 

 

 

 

 

김상미 진영한빛도서관 사서

추천 / 김상미 진영한빛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기필코 서바이벌!'은 평범한 여고생 '장서란'이 왕따 가해자라는 오해를 받고 왕따를 당하게 되면서, 억울함을 벗기 위해 해결해 나가는 상황을 그려냈다. 누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추리형식이라 흥미진진하다.
 '왕따'는 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알면서도 모른 척 쉬쉬하고 덮어두기 급급한 현실이다. 부모든 교사든 청소년이든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현대 청소년 문제, '왕따'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라며 장서란의 왕따 극복기 '기필코 서바이벌!'을 추천한다.
 박하령 작가는 2010년 '난 삐뚤어질 테다!'로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2014년 '의자 뺏기'로 제5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 청소년 장편소설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로 2016년 제10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


 △'집단 따돌림' 현상이 급속도로 퍼져서 학교는 물론이고 일반 사회에까지도 나타나면서 '왕따'는 사전에 오른 공식적인 말이 됐다. 왕따는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왕따의 심각성은 왕따와 함께 생겨난 말을 보면 더 실감할 수 있다. '개따(개인적인 따돌림), 금따(금방 따돌림), 대따(대놓고 따돌림), 은따(은근히 따돌림), 전따(전체에게 따돌림), 집따(집단으로 따돌림)'…. 이른바 '왕따' 계열어이다. 이쯤 되면 아침에 학교 가는 자녀에게 "학교 잘 다녀와"가 아니라, "왕따 당하지 않게 조심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한 여고에서 생긴 일을 배경으로 한다. 평범한 열여덟 소녀 장서란은 어느 날 갑자기 왕따가 된다. 왕따는 원래 그렇게 찾아온다. 서란이는 하루아침에, '전따(전교 왕따)'가 되어버린다. 같은 반 친구 하늬를 괴롭히고 왕따를 시켰다는 것이 이유였다. 왕따 가해자라는 누명을 쓰고 왕따 피해자가 된 것이다.
 책 속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왕따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쓴다. 서란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하고, 시영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진실을 외면한다. 하늬는 가족의 압박에서 도망치려 하고, 수림은 내면 깊숙이 숨어 버렸다. 그리고 윤미는 거짓말의 악순환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왕따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이 소설은 어둡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개성이 넘치고, 그들의 심리는 섬세하게 그려진다. 작가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능청스런 유머 감각은 왕따를 이겨낼 수 있는 아이들의 내재적 힘이다.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결말은 안도의 한숨과 속 시원함을 맛보게 한다.
 아이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기필코 살아남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만 살아남으면 그만일까. 아니다. 이 책은 '더불어 살아남기'만이 해결책임을 보여준다. 왕따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상처를 입는다. 남을 괴롭혔다는 일은 두고두고 자신이 얼마나 비루하고 졸렬한 사람이었는지 만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왕따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은 모든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책이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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