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권 보호" vs "무리한 상생 요구"

지난 30일 삼방전통시장 상인회가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자재마트 영업에 반발하며 상생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동김해점이 문을 닫은 자리에 중형 식자재마트(이하 A마트)가 입점해 지난 26일부터 영업에 들어가자 인근 삼방전통시장의 상인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A마트와 상생협력 요구하고 있지만 마트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삼방전통시장 상인회 10여 명은 30일 오전 11시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마트 입점으로 인해 동네 상권이 무너지고 있고 앞으론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며 "정상적인 시장 형성과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해 앞으로 항의 집회를 지속적으로 여는 등 결사투쟁하겠다"고 밝혔다.

 A마트는 옛 동김해 홈플러스 건물 1층 2천912㎡의 영업장에 축산물, 농수산물, 생필품 등의 도소매 판매를 시작했다. 삼방전통시장과는 직선거리로 600m가량 떨어져 있다.

 삼방전통시장 상인회는 "마트 측에 △영업 시간 단축 △정기 휴무제 실시 △상품구성 조율 등이 담긴 상생 협력 체결을 요구했지만 A마트는 마트 면적이 법적 규제대상 규모인 3천㎡보다 작다는 이유로 마트 측이 상생협력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마트는 정식 오픈일에 앞서 막대형 아이스크림 4개 1천 원, 계란 3판 5천900원, 생삼겹살 100g 900원이라는 등 유통업자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의 홍보물을 동김해 지역에 대량 배부했다"며 "A마트가 전통시장이 주로 다루는 품목을 팔면서 납득이 어려운 가격을 내걸며 상도의를 넘어선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오영 삼방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앞서 폐점한 홈플러스보다 A마트가 더 전통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삼방전통시장 77개 점포 중 80~90%가 식품점으로 실제 A마트 오픈 뒤 일일 매출 50~70%가량이 줄어들었다. A마트의 영업이 강행된다면 전통시장을 고사시키고 상인들의 생존권도 박탈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A마트 측 관계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마트임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이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준하는 조건을 내걸고 상생협력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협상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방지를 규율하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3천㎡이상 대형마트가 전통상점가로부터 1km이내에 입점하는 경우 제재를 가하게 돼 있지만 해당 마트는매장 면적이 3천㎡이상이 되지 않아 현재로선 특별한 규제 방안이 없다"면서도 "삼방전통시장 상인을 비롯한 지역주민과 상생할 수 있도록 시가 나서 중재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90년 삼방동에 자리잡은 삼방전통시장은 2013년 시설현대화 지원사업, 2016년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바 있으며, 올해도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되는 등 오랜 세월동안 동김해지역의 주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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