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열린 김해시 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주민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장유소각장 증설에 반대하며 항의하고 있다.


 허 시장, 증설 이해 구해 
 비대위 "무조건 이전" 주장

 

 김해시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마라톤 협의도, 1시간 30분이 넘게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도 만족할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29일 진행된 김해시 소각시설 현대화사업 주민 간담회 이야기다. 
 
 증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주민 설득에 나선 허성곤 시장도, '무조건 이전'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인 비대위와 주민도 아무도 승자일 수 없었다. 이날 간담회는 감정만 자극한 채 서로에게 생채기만 남기고 끝냈다. 
 
 허성곤 시장 등 김해시 집행부 측 5명과 장유 소각장 시설 이전을 요구하는 비상대책위 측 7명은 시민 간담회가 열리기 몇 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 장유출장소 시청각실에서 마주했다. 이들은 2시간이 넘게 마라톤 협의를 진행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시 집행부는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만 주장했고, 비대위 측은 증설 불가·무조건 이전을 요구했다. 

 결론을 내지 못해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날 오후 7시 부곡초등학교 2층 강당에서 진행된 주민과의 간담회장까지 이어졌다. 인제대학교 법학과 강재규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김해시 소각시설 현대 화사업 주민과 대화의 시간'에는 시 관계자와 비대위 측 관계자,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시작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이봉재 청소과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허 시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허 시장은 인사말에서 주민들의 소각장 이전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소각장 무조건 이전'을 요구하는 일부 주민들은 이 과장의 경과보고에도, 허 시장이 인사말을 하는 동안에도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며 소각장 이전을 주장했다.
 
 질의 답변 시간에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건 박원준 비상대책위원장. 박 위원장은 "소각장 증설에 대한 허 시장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소각장을 증설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허 시장은 소각장 증설은 불가피하다,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했다.
 
 허 시장이 소각장 증설을 이야기하자, 현장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올랐다. 이후부턴 정상적인 간담회 진행이 어려웠다.
 
 일부 주민이 소각장 증설 찬성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의 거센 목소리에 이내 묻혔다. 계획했던 간담회 시간이 지나, 시 집행부가 마무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밤을 새워서라도 간담회를 이어가자는 주민과 마찰이 빚어졌고, 허 시장은 집행부 직원들에 에워 싸인 채 겨우 간담회장을 떠났다.
 
 주민과의 마찰은 부곡초등학교 앞 대로변에서도 이어졌다. 허 시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밴 차량은 주민에게 둘러싸였고 긴급 출동한 경찰의 도움으로 겨우 자리를 벗어났다. 허 시장 차량이 현장을 떠난 이후에도 비대위 측과 소각장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한동안 부곡초등학교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장유 소각장 증설을 위해 허 시장 등 시 집행부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주민 설명회는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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