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편집국장

허균 편집국장

  창원시의회가 지난 10월 31일 열린 본회의에서 '창원∼김해 간 비음산 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해시의회가 비음산터널 개설 촉구결의안을 채택한 지 27일만이다.
 
 창원시의회는 비음산터널 개통을 반대하면서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째로 김해시와 군인공제회가 진례에 추진하는 복합스포츠 단지와 관련,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은 진례면 일대 전체 367만㎡에 대중골프장 27홀, 아파트 6천300세대와 각종 체육시설이 들어서는 대단위 도시개발사업이다. 6천113억 원이 투입돼 2023년 완공 예정인 이 사업부지는 비음산터널이 있는 도로보다는, 인접해 있는 경부고속도로를 사용하기가 더 편리하다. 비음산터널 개통 없이 이곳 스포츠레저시설이 완공된다면 이 곳을 이용하려는 창원시민이 더 많은 불편함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널 개통 이후 창원시의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 우려했다.  

 일부 바다를 끼고 있긴 하지만 창원시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다. 비음산터널이 개통돼 창원시의 교통이 더 혼잡해지고 미세먼지 상황이 악화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비음산터널이 없는 꽉 막힌 도로에서 김해에서 창원으로, 창원에서 김해로 이동하려는 차량의 신호대기 시 발생하는 매연이 미세먼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고, 정체돼 있는 차량으로 창원시내의 도로는 더 혼잡해진다는 사실을 창원시의회는 깨달아야 한다.
 
 심각한 인구 유출도 창원시의회의 고민 거리다. 특히 인구 100만 대도시 특례시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누구나 알고 있듯 서울시와 부산시다. 1천만 인구가 운집한 서울시와 350만 명이 넘게 거주하는 부산시가 인구 유출을 우려하며 인접한 여러 지자체와의 교통 소통을 걱정하는 걸 필자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비음산터널이 개통돼 창원시 인구가 김해시로 유출될 것이 걱정된다면 창원시의회 의원들은 김해시의 살기 좋음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창원시의 고질병인 열악한 주택문제 해결과 도시기반 시설을 완벽히 조성해 살기 좋은 창원시를 만드는 일에 더 매진해야 함이 맞지 않나.   
 
 창원시의회는 불모산터널 경쟁도로 방지 협약으로 혈세 낭비가 초래된다고 걱정했다. 불모산터널 사업은 BTO 방식(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돼 일정부분의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는 창원시의회의 주장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수익 보전을 해야 한다고 해도 경남도가 도비로 해야 할 일이지 창원시가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창원시의회는 경남도가 수익 보전을 불사하면서까지 창원시를 제외한 도내 지자체들과 비음산터널 개통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창원시의회는 결의문 말미에 '경남도는 김해시의 입장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경남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 달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문구는 창원시의회가 타인에게 웃음을 선물하려는 유머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비음산터널 개통은 김해시뿐만 아니라 부산시를 비롯, 양산시, 밀양시, 창녕군, 함안군, 의령군, 고성군 등 여러 지자체가 갈망하는 사업이다.
 
 비음산터널 개통을 반대하는 창원시의회 의원 나리들께 세계 최대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의 묘비에 새겨진 글을 소개한다.
 
 "성을 쌓는 자 망하고, 길을 뚫는 자 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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