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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평야를 그리워한 정진업의 문학세계

 

정진업 전집


 

페이스북 덕분에 김해평야, 김해의 논이 사계절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모내기를 시작했다, 연초록으로 물들었다, 황금들판이 되었다, 추수를 한다…. 김해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계절 따라 변하는 김해평야의 모습을 사진과 감상글에 담아 착실하게 전해준다. 미로 같은 도시에 갇혀 사는 입장에서는 그 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다. 벼이삭이 영글어 출렁이는 들판을 보면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농부들의 수고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인간이 하는 일 중에서 가장 고귀한 일이 농사를 짓는 일이다. 인간의 일이며, 하늘의 일이다.

 김해평야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 이름과 한 편의 시가 있다. 김해에서 태어난 정진업 시인의 '김해평야'이다.

 정진업은 1916년 4월 19일,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에서 태어났다. 김해보통학교(현 동광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마산상업학교를 다니는 동안 문학·음악·연극·영화 등 문화예술 방면에 관심을 가졌고, 졸업 후에 극작가 이광래 문하에서 배우로 활약하며 연극 수업을 했다. 문학에 남다른 자질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정진업은 소설로 먼저 등단했다. 1939년 5월, <문장>지에 단편소설 '카츄사에게'가 추천된 것이다. 한국문학 사상 최고의 문장가로 꼽히는 소설가 상허 이태준이 정진업을 추천했다. 정진업은 광복 이후부터 지역 신문과 잡지 등에 본격적으로 시를 발표하며, 부산경남문단을 이끌었다. 1983년 3월 28일 지병으로 영면했으며, 마산 인곡공원묘원에 묻혔다.

 정진업의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는 책이 있다. '정진업 전집 1 · 시'는 문학평론가인 박태일 경남대 교수가 정진업의 시를 모아 엮고 해설한 책이다. 초기 시집 미수록 시 (1945-1950), 시집 '풍장' (1948), '김해평야' (1953), '정진업작품집①' (1971), '불사의 변' (1976), 서사시 '인간 안중근' (1979), '아무리 세월이 어려워도' (1981)을 모두 볼 수 있는 책이다. '정진업 전집 2 · 창작 산문'은 소설, 희곡, 산문, 평설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 두 권의 책은 정진업이 남긴 시와 글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자료이다. 그러나 2006년에 출판된 책이라, 구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이 책들 외에도 정진업의 문학 연구는 마산을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월춘 시인이 1992년에 '정진업 시 연구'(한국문학도서관 발행)을 펴낸바 있으며, 경남 시인들을 다루고 있는 여러 책들도 정진업을 주요 문인으로 수록하고 있다. 김해에서도 정진업의 시 읽기나 연구가 활발해졌으면 한다. 정진업은 시 '김해평야'를 쓸 때 이런 말을 덧붙였다. "흙에서 나고 흙으로 돌아가는 그 흙이 내 시의 고향이다. 나는 '김해평야'에서 이렇게 노래했었다."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만장대에 올라 바라는/ 내 고장 김해들에/ 딸깃빛 노을은 타고 있었다// 가람은/ 칠백 리를 감돌고/ 갈댓잎 함께 강바람에 나부대는/ 사래 긴 보리 이랑에/ 모래알로 영그는/ 수전 벼 포기(하략)"

김해일보  gimhae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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