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등 200여 명 갇혀 '항의'

 대만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오려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기상 악화로 제때 도착하지 못해 200명 넘는 승객이 6시간 넘도록 비행기 안에서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공항과 항공사 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27일 피해 승객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 BX798편은 지난 25일 오전 3시10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를 떠나 오전 6시10분 김해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해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항공기는 회항했고, 오전 6시30분께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승객들의 말에 따르면 기장은 기내방송으로 "날씨가 좋아지는 대로 출발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기내 안내방송으로 반복 했다.

 하지만 1시간 넘게 똑같은 안내만 되풀이됐다. 승객들은 "'기장과 부기장은 하루 8시간 이상 비행기를 운항할 수 없게 돼 있다. 대체 항공편이 오면 갈아타고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승객은 고통받는데 기장은 근무 시간 운운하는 모습에 분통이 터졌다"고 전했다.
 
 특히 이 항공기엔 당뇨병 환자와 어린이 노인 등이 다수 타고 있었고, 오랫동안 기내에 머물면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은 오전 11시40분께가 돼서야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해 공항 대합실에서 기다려 달라"고 알렸다. 결국 승객은 6시간 이상 기내에서 대기하다가 낮 12시30분께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승객들은 대합실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불편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기내 수하물 검사와 보안 검색을 다시 받아야 했으며, 이후 대합실에서 대기하다가 오후 4시께 대체 항공편을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한 승객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6시간 넘게 갇혀 너무 힘들었다"며 "공항과 에어부산 간 협조만 잘 이뤄졌다면 장시간 고통을 겪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한 언론사를 통해 "김해공항 날씨가 오전 10시께 좋아진다고 해서 기장이 인천공항에서 조금 대기하다가 부산으로 오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인천공항이 원래 도착 공항이 아니어서 보안 문제로 승객들을 내려드리기 어려웠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이 항공편 외에도 에어부산의 베트남 다낭발 항공기(승객 177명)와 캄보디아발 항공기(승객 188명)도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승객들이 장시간 기내에서 대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에어부산 외에도 이날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 31편이 짙은 안개로 인해 인천 김포 제주 등 5개 공항으로 회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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