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김해문화네트워크 이사장

장원재 김해문화네트워크 이사장

 오랜시간 다양한 분야에서 나름 전문가라는 단어를 빌려 살아왔다.

 무언가를 할때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참 쉬울 수 있지만, 그것을 인정받고 진짜 전문가가 되는 일만은 쉽지가 않다.

 어린 시절 그림을 배웠을때 가장 처음 한 일이 스케치북에 4B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는 일이었다.

 같은 방향으로 같은 굵기로 같은 진하기로 수많은 선을 긋고 나면 각도를 조금씩 틀어가면서 스케치북이 새까맣게 될때까지 선을 그었다.
 
 덩달아 손바닥이 까맣게 변하고 그 손으로 얼굴등에 손을 대면 그 얼굴에도 연필가루가 묻어나 웃곤 했다.
 
 끊이없는 선 긋기에서 항상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힘을 빼라는 것이었다. 단순히 연필을 쥔 손에 힘이 아닌 온 몸의 힘을 빼라는 것이다.

 이 경험은 나중에 대학을 진학하여 환경제도를 할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성비가 높다는 태블릿구매기념으로 그려본 그림 그리고 다음으로 입문하게 된 것이 음악이다.

 나는 베이스기타를 시작했는데 2~3년을 혼자서 연습을 하다, 제대로 레슨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자세의 교정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참 무서운 것을 경험했던 시절...

 어설픈 구전으로 배웠던 베이스기타를 제대로 배우기 위한 과정은 시작부터 험난 했다.

 그래도 몇년을 하던 습관들이 빠지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았다.
 
 이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힘을 빼라는 것이다.

 무거운 악기이도하고 자세를 만들기 위해 안쓰이던 근육들을 훈련하다보니 힘을 잘 빼고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이 지구력있고 예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비법이었다.

 그렇게 자세교정만 1년을 보낸듯하다.

 재즈피아니스트 송영주&보컬리스티 이부영의 공간EASY 콘서트. 그렇게 몇년을 연주자로 생활하다 새롭게 도전한 것이 기획일이다.

 이전에 교회에서 다양한 기획프로그램을 한 경험에 극단생활을 잠시한 경험을 더해 기획자라는 이름으로 변신! 이후 지역축제와 크고 작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왔다.

 사업의 미션이나 프로그램기획 단계에서 항상 고민이 된 것은 생각이 보다 유연해지는 일,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일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럴때면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멍때리기'를 한다.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온 몸에 힘을 빼고 멍~하니 있는다.

 특별히 도움이 되는 멍때리는 방법을 찾다 해수어어항을 시작했다.

 머리가 복잡할 때 수족관의 작은 세계를 바라보고 있으면 근심고 걱정도 없어질 뿐 아니라 비워진 뇌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채워진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았다.

 많은 스포츠에서도 이 힘빼기 훈련은 가장 기초가 되는 훈련내용이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에서 프로페셔널을 지향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아직 결과가 없어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프로들의 힘빼기 훈련을 권하고 싶다.

 잠시 자신의 일에서 한발 떨어져 힘을 빼기를 노력하여 자신이 필요한 에너지를 잘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늘도 프로를 지향하는 과정 속에서 노력하는 많은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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