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권 전 도의원

 코피노라는 단어를 인터넷 검색을 하면 - 코피노(Kopino)는 한국인(Korean)과 필리핀인(Filipino)의 합성어로,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말한다. 코피노는 연수, 사업, 관광 등의 사유로 필리핀에 머무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동거나 성매매 등으로 인해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코피노는 대부분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아동성착취반대협회’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14년 필리핀 내 코피노가 3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했으나, 통계가 없어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는다.


 한편, 일본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자피노(Japino)라 하며, 코피노보다 먼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일본은 자피노 등 해외 혼혈아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해외 혼혈아의 국적 및 취업비자 취득 관문을 낮추는 등 국가적 차원의 대응에 나선 바 있다. -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다.

 작년 딱 이맘때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한 달간 중환자실 생활을 하다가 5월 즈음에 일반병실로 가고 퇴원을 했을 때에 걷는 것도 불편하고 눈의 단차로 인하여 계속 어지러웠다. 그리고 오른쪽 신경부위가 전혀 정상화 되지 않아 걱정을 하던 중에 필리핀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자신의 집에서 기거하면서 매일 마사지를 받았음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망설임도 없이 필리핀으로 떠났다. 10여 일을 피리핀에서 머물면서 오전와 오후, 하루에 두 번씩 마사지를 받았는데 몸이 좋아 지는 느낌을 받아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필리핀을 찾게 됐다. 필리핀의 경제구조가 우리보다 너무나 취약하니, 공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품들이 저렴하다. 특히 인건비는 국내와는 비교를 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10분의 1 정도 수준이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뇌졸중 이후 찌그러진 혈관이 국내의 날씨에는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거짓말처럼 아무렇지 않게 되는 필리핀의 날씨는 건강할 때 보다야 못하지만 거리를 걷고,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무엇보다 팔다리가 저린 현상이 없어져 마음 한편으로 남은 인생을 여기에서 한번 보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총기사건과 ‘셋업’사건이 많다고 로컬을 다닐 때 조심하라는 친구의 말을 뒤로하고 어학원을 운영하는 후배도 만나고, 호텔을 하는 사장님도 만나고 코리아타운에서 삼겹살도 먹으면서 적응을 해가고 있는 중이다. 박물관도 가고, 쇼핑센타도 가고, ‘졸리비’에서 끼니도 때운다.

 그러면서 만난 18세를 갓 지난 소녀들. 하나같이 아이가 있는 그녀들을 만났고, 그녀들을 우리식의 생각으로 보는 무지함보다 '아이는 하늘이 주신 선물'로 알고 있는 그 소녀들의 마음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아무런 도움조차 해 줄 수 없는 나 자신이 참으로 미안했던 순간이 있었다. 한국의 겨울을 피한 방문이 잦아지면서, 필리핀의 경제와 역사를 하나씩 알아가던 중 몸이 차츰 나아지면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 깨달음이 왔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무엇을 하겠다고 말을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서두에 밝혔듯이 일본정부의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정부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취업비자 취득 과정만이라도 특전이 주어진다면, 앞으로 국내와 필리핀을 오가며 국내취업하기에 필수 코스인 한글을 무료로 가르치면서 남은 시간을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저작권자 © 김해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