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갑 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이유갑 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1961년 케네디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 정부는 쿠바에서 공산혁명으로 권력을 잡고 있던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하여 피그만 침공 사건을 계획하였다. 미국으로 망명해 있던 쿠바인들을 훈련시켜 피그만에 침투시킨 이 계획은 완전히 실패하였고, 결과적으로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백악관의 엘리트 집단에서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을까? 미국 예일대학 심리학과의 Janis교수는 20세기 미국의 대통령들이 내린 정책 결정에서 나타난 큰 실수 사례들을 분석하여 집단사고 모델(group think model)을 제시하였다.
 '집단사고'란 응집력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현실적인 판단을 내일 때 만장일치를 이루려는 사고의 경향을 일컫는 것인데, 집단의 조화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씀으로써 반대의견을 묵살하거나 무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Janis교수는 "집단 구성원들의 지나친 자부심(Overconfidence of Group),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는 좁은 시야(Tunnel Vision), 합의와 만장일치에 대한 압력(Conformity of Pressure) 등의 요인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어 집단이 그릇된  결정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비단 미국 정부만이 아니라 어떤 조직에서든 아주 나쁜 결과를 초래한 정책 결정들을 보면, 어디에서나 집단사고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집단사고가 발생할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다섯 가지 특징을 내놓았다. 집단의 응집력이 매우 강하고, 집단은 소수의 대안만을 고려하며, 집단 외부에서 오는 정보가 상당히 제한적이며, 시간적인 압력으로 인하여 스트레스가 많고, 독단적인 성향의 리더가 집단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 집단이 선호하는 안 이외의 대안을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며, 그 집단이 선호하는 안의 위험성과 누락된 정보들을 검토하지 못하고, 비상시에 대한 대책 수립이 미흡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가진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어떤 조직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집단사고를 미리 예방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리더는 자신의 견해를 미리 밝히는 것을 삼가야 한다. 둘째, 리더는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제시된 모든 제안들에 대하여 반론을 하거나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셋째,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집단토론에 참여하게 해서 집단 구성원들의 견해에 반론을 제기하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넷째, 집단을 여러 개의 하위 집단으로 나누어서 독립적으로 토론하게 한 후에 함께 모여서 나타난 차이를 조정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적어도 집단 구성원들 중의 한 사람은 다른 구성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비판만 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
 
 조직의 리더는 집단의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집단사고의 함정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하면서 조직이나 조직원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 않도록 더 지혜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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