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아닌 삶의 질 추구하는 도시로 거듭

지난달 22일 프랑스 미헝드에서 국제슬로시티 연맹 시장총회가 열리고 있다.

 □국제슬로시티 연맹 시장총회 참석
 김해시가 지난 4월 27일 국제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인증서를 전달받아 국내 14번째 국제슬로시티가 된데 이어 지난달 국제슬로시티 연맹 시장총회에도 참석해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프랑스 미헝드에서 열린 국제슬로시티 연맹 시장총회에선 김해시와 충남 서천군을 비롯해 11개 세계도시가 슬로시티 인증을 받아 전 세계 30개국 250여개의 도시가 시민들의 삶을 질을 높여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시정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데 그 뜻을 함께했다.
 이번 총회는 스테파노 피사니 회장의 "'Cittaslow(치타슬로)'는 젊은 세대에 대한 책임이자, 질 높은 삶의 대발견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드는 것으로 시골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삶의 철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로 시작됐다.
 이어 국제슬로시티 연맹 올리베티 사무총장은 2019년은 슬로푸드 운동과 아울러 슬로시티 운동을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해로 슬로시티의 성과와 성공사례에 대한 정립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신규회원도시와의 인적, 물적 네트워크 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슬로시티 교육의 중요성으로 학생 교육의 확대와 학교 텃밭의 사례를 소개하며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은 2018 시장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강조하며 회원도시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시장총회에선 슬로시티 투어리즘의 실질적 성과에 대한 사례와 도시간 연대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며 상업적 발전은 지양하고 지역사회가 가진 가치 보존을 통해 지역 특색을 살리고 나아가 지역의 농산물을 장려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 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총회를 마치고 프랑스 미헝드 시민과 함께한 만찬회는 남녀노소 시민모두가 함께 동참하여 음식을 만들고 축제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멀리에서 온 손님을 환영하는 마음이 느껴졌으며 주민들 스스로가 이웃을 돌보고 아끼는 지역공동체의 활성화가 슬로시티의 진정한 가치임을 확인하는 현장이었다.

 

지난 4월 27일 허성곤 김해시장(왼쪽 두번째)이 국제슬로시티 인증서를
받은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프랑스 도시재생 벤치마킹
 총회에 앞서서는 프랑스 도시재생의 대표모델이라 할 수 있는 프롬나드 플랑테와 베르시 빌리지의 현장 견학이 있었다.
 프롬나드 플랑테는 방치된 철도부지를 녹지로 조성한 대규모 산책공원으로 차가워 보이는 철도 구조물과 보기만해도 마음 따뜻하게 만드는 나무와 꽃들, 그리고 생활속에 깊이 자리잡은 사람들이 도심속에 공존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으며, 베르시 빌리지는 19세기 거대한 와인 창고를 쇼핑 및 관광, 문화놀이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공간이었다.
 이는 단순한 녹화사업과 쇼핑 문화공간을 넘어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해 주변 재정비사업의 시작이 된 것이며, 이는 새로운 관광산업과 일자리 창출까지 그 효과를 달성하는 것으로 도시 브랜드 개발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사례였다.
 김해의 경전선 폐철도 부지, 원도심 재생, 봉리단길 활성화, 경전철을 이용한 역세권 개발 등 주요 현안과제에 대한 정책연계 및 발전방향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슬로시티 가치를 실천하는 여러 도시를 보고 느끼면서 환경을 보존하고 자연과 문화를 소중히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김해시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방향인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여러 의제들 중 '발달한 과학기술이 슬로시티와 양립할 것인가?', '인간과 기술의 조화, 기술과 환경의 상생, 기업도시도 슬로시티의 실천이 가능한가?'에 대한 주제는 우리 김해시의 도시형 슬로시티에 대한 고민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질문이었다"면서 이번 슬로시티 총회 참석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자연을 통한 힐링을 할 수 있는 진례면 산본리 대나무숲.

□슬로시티 어떻게 준비하나
 시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가야 왕도 김해를 세계에 알리고 국내ㆍ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제슬로시티 인증 프로젝트를 기획, 지난 1년간 공무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슬로시티 교육을 진행하고, 연맹 관계자를 초청해 김해의 우수한 자원을 소개하는 등 인증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0월 30일 현장 실사를 위해 시를 찾은 국제슬로시티연맹 아루투르 드로흐나 부회장은 "공항에서 김해로 들어오는 관문이 너무 도시화, 산업화되어 있는 인상을 받아 국제슬로시티가 지향하는 도시가 맞는지 의문이 들었으나 여러 현장을 방문하면서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해 나가고 있어 놀라웠다"라며 "김해시가 추구하는 도시개발은 속도가 아닌 삶의 질을 추구하고, 사람이 행복한 도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공동체를 계승하고 친환경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으로 보여 이런 모습이 국제슬로시티가 진정으로 지향하는 목표와 유사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시는 앞으로 '슬로시티 김해'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비전과 슬로건을 제시하고 올해 11월에는 슬로시티 김해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슬로시티 김해'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김해시는 2000년 전 찬란한 철기문화를 꽃피우며 번성한 가야 왕도의 중심지로 풍부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분청도자기, 가야금, 장군차, 진영단감, 산딸기 등 전통 사업과 전통 음식을 보유해 국제슬로시티로 손색이 없다"라며 "슬로시티 인증을 통해 전통과 자연을 친환경적으로 보존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자 하는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슬로시티란?

 국제슬로시티는 1999년 10월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의 파올로 사투르니니 전 시장을 비롯한 몇몇 시장들이 모여 시작한 운동으로 이탈리아어로 '치따슬로(cittaslow)', 영어로 '슬로시티(Slow City)'라고 불리게 됐다. 국제슬로시티는 전통과 자연을 보존하면서 유유자적하고, 풍요로운 도시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슬로시티 본부는 이탈리아에 있고, 지역별 거점마다 지역본부를 두고 슬로시티 자격을 심사한다.
 에너지와 환경대책, 인프라 정책, 도시 삶의 질 정책, 농업, 관광과 전통예술 보호 정책, 방문객 환대, 지역주민 마인드와 교육, 사회적 연대, 파트너십 등 7개 항목과 상세한 평가 기준에 따라 엄선해 가입한 도시에는 '슬로시티'를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국제슬로시티 로고

국제슬로시티 로고의 상징은 달팽이다. 달팽이 등딱지에는 주요 장기가 들어 있어 껍데기가 없으면 죽게 된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의 로고가 마을을 등에 업고 있는 달팽이의 모습인 이유는 '만약 마을이라는 공동체가 죽으면 사람도 살지 못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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