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편의점 인간 /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4p / 1만 2천 원

 

추천 / 조유정 칠암도서관 사서.

△사서의 추천이유
 우리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취업이나 결혼 등 일반적인 사회 인식에 맞춰가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오랫동안 편의점에서 일해 온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역시 편의점 알바를 포기하고 이러한 인식을 따르려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편의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회적 인식에 얽매어 힘들게 살아가기보다는 게이코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   

△박현주 북 칼럼니스트의 보태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늘 신경이 쓰인다. 옷을 입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다 보면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그 나이에 아직 그러고 있어?" 라는 말은 무시해도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면 그만이다. 충분히 훌륭한 삶이다.

 이 책은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험을 녹여낸 무라타 사야카의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다마가와 대학 문학부 예술학과 재학 시절부터 편의점 알바를 했고, 졸업 후에도 취업하지 않고 18년째 편의점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써왔다. 2003년 <수유(授乳)>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2009년 <은빛의 노래>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2016년 <편의점 인간>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이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저자를 포함해서 단 세 명뿐이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이다.

 아쿠타가와상 시상식 당일에도 그는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상을 받으러 갔다. "제게 성역 같은 곳인 편의점이 소설의 재료가 될 줄은 몰랐는데 상까지 받게 되었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모태솔로에 대학 졸업 후 취직 한 번 못 해보고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서른여섯 살의 여성 후루쿠라 게이코이다. 저자 자신을 투영시킨 인물이다. 게이코는 같은 편의점에서 여덟 번째 점장과 일하는 중이다. 계속 바뀌는 알바생들을 맞고 보냈다. 다른 직업을 가질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매일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상품을 정리한다. 게이코는 큰 변화가 없는 편의점 풍경과 "어서 오십시오!"라는 구호에서 마음의 평안과 정체성을 얻는다.

 게이코의 삶은 그런대로 괜찮지 않은가? 하지만 적당한 나이에 그럴듯한 직장을 가지고,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게이코를 두고 수군거린다. 그런 그녀 앞에 ‘시라하’라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가지런히 진열된 편의점 매대와 같던 그녀의 일상이 어질러지기 시작한다.

 편의점이라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소이며, 현대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그 속에 녹아있는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유머 넘치는 풍자는 문단뿐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일본 전역까지 술렁이게 했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편의점을 배경으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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